민·관 합동으로 시장 선점 가속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수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인도에 원자력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원자력협정을 발효한 데 이어 폴란드에 차세대 원자로를 수출하게 된 것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민·관 협력으로 차세대 원자로인 ‘고온 가스로’를 2030년까지 폴란드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원전 수출을 위해 도시바와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 원전 관련 기업과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손을 잡았다. 현재 폴란드에 기술자를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내년 초 양국 간 공식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2018년 폴란드 현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2030년 상용로 운전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전 단계로 2025년까지 폴란드 국립원자력연구센터에 출력 1만㎾급 연구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유럽 수출에 성공한 고온 가스로는 일반 원자로(경수로)와 같은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냉각제로 물 대신 헬륨가스를 사용한다. 화학 반응이나 증발이 일어나지 않고, 수소 및 수증기 폭발도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성 폐기물도 기존 원자로 대비 4분의 1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온 가스로는 통상 출력이 20만~30만㎾로 일반 원전보다 작지만 인구 수십만 명 규모 도시에서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폴란드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지방 도시를 대상으로 건설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일본 민·관이 건설하는 폴란드 원전은 출력 16만㎾의 소형이다. 상용로 1기당 가격은 약 500억엔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수주 규모는 500억~1000억엔(약 4776억~9533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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