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지개 켠 골프천재 서형석
지난해 간신히 시드 회복
예선 탈락 거듭한 끝에
대구경북오픈 '귀중한 우승'
노래 배우고 스트레스 싹~
[ 최진석 기자 ] “너무 골프만 보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젠 노래도 하고 취미활동도 하면서 즐겁게 골프를 하고 싶어요.”
서형석 프로(20·신한금융그룹·사진)는 최근 경기 용인의 지산골프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 프로는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한 해를 마무리했다. 그는 “우승에 대한 부담은 털었으니 즐기면서 골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 프로가 지난 9월 우승한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전체적으로 부진하던 2016년 시즌에서 가장 좋은 순위를 기록한 대회가 대구경북오픈이었다. 당시 그는 7위에 올랐다. 올해는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상반기 부진을 딛고 따낸 귀중한 우승이었다. 서 프로는 “대회가 열리는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골프장만 가면 샷과 퍼팅이 잘된다”며 “내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꼭 방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 프로에게 우승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시드전을 통과했다. 올해가 투어 3년차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 천재’로 불리던 그의 프로 투어 성적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지난해에는 13개 대회 중 3개 대회만 예선을 통과하며 시드도 잃었다. 작년 말 전북 군산CC에서 열린 시드전에서 35위로 막차를 타며 간신히 시드를 회복했다.
올해 서 프로의 실력이 안정을 찾은 데는 모중경 프로(46)의 도움이 컸다. 작년 5월부터 모 프로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있었다. 6월 말부터 시작한 보컬 트레이닝이다. 그가 속한 매니지먼트사인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명구 대표의 소개로 고효정 제이스스튜디오 대표를 만났다. 이후 그는 매주 1회 고 대표에게 노래를 배우고 있다.
서 프로는 “노래를 부르는 시간만큼은 골프를 잊을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컬 트레이닝을 시작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 프로는 “올겨울 체력 훈련과 함께 쇼트게임 실력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계획”이라며 “내년에 챔피언 타이틀 방어와 시즌 2승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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