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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선거는 비불교적… 만장일치 대안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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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화동 기자 ] “1994년 종단개혁을 하면서 선거법을 만든 게 종단이 타락하고 신망을 상실하게 된 원인입니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선거는 애당초 불교와 맞지 않습니다. 선거를 대신할 새로운 방안을 찾겠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사진)이 총무원장 선거제도의 ‘개혁’ ‘개선’이 아니라 ‘폐기’를 시사했다. 대신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는 불교적 대안을 찾겠다고 했다. 지난 10월 총무원장 취임 이후 13일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설정 스님은 “1998년까지 중앙종회의 의장으로 일한 이후 20년 만에 종단 운영 현장으로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종단이 너무 정치적으로 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깨달음을 목표로 출가한 스님들의 세계에서 수행은 뒷전이고 정치가 판을 친다는 얘기다. 이 모든 것은 선거 때문이라는 게 설정 스님의 생각이다.

설정 스님은 절집 선거의 폐단을 다섯 가지로 꼽았다. 적과 동지로 구분해 화합을 깨고, 원로의 경륜을 존중하는 장로정신이 파괴되며, 수행경력과 관계없이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위계질서가 무너진다. 또 금권선거가 횡행하면서 삼보정재(三寶淨財·종단의 재물)가 낭비되고, 권모술수와 모략중상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설정 스님은 “직선제도 간선제도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으로 있다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설정 스님은 “침몰하는 배와 같은 조계종을 그냥 두고 볼 것이냐는 사람들의 요구를 몇 차례나 거부했지만 끝내 외면할 수는 없었다”며 “방장 원로가 이런 모험을 한 것은 평생 부처님과 중생한테 진 은혜를 갚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혁의 핵심은 수행가풍의 회복”이라며 “참선, 주력(주문), 염불, 간경(경전 읽기), 기도는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행에 근본을 두지 않고 일한다면 속인과 뭐가 다르겠냐는 것이다.

설정 스님은 “대탕평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종단이 정치화되면서 서로 다투고 징계하던 걸 풀어 대화합의 기초를 마련하겠다는 것. 다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모두의 반성과 참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정 스님은 요즘도 별도의 거처를 마련하지 않고 총무원 4층에서 숙식하면서 새벽부터 예불, 기도, 정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수덕사에 비해 서울 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냐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

“애당초 편하자고 이 일에 나선 게 아닙니다. 거리의 노숙자들을 생각하면 지금 숙소는 호텔급이죠. 그래도 산중생활이 좋은 때였습니다. 선방에 다닐 때가 가장 아름답고 좋았던 요순시절이었구나 싶습니다, 하하.”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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