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은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판매에 처음 나서면서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증권사가 은행 예금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계속 발행어음을 내놓으면 예금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이 27일부터 1년 만기로 판매를 시작한 ‘퍼스트 발행어음’ 금리는 연 2.3%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뒤 단기 금융업 인가까지 연이어 승인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판매가 수신상품 영업에 ‘먹구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이지만 단기 금융업 인가 심사를 진행 중인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나머지 4곳의 초대형 IB도 발행어음 판매 승인을 받으면 경쟁자가 대거 늘어나는 셈이어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초대형 IB 다섯 곳의 자본금 총액은 약 25조원으로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50조원에 달한다”며 “매우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타격은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다수 은행 수신상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금리도 은행을 난처하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중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형 발행어음 금리는 연 1.20% 수준이지만 1년 만기 상품은 연 2.3%에 달한다. 연 1% 중후반대에서 책정되는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다. 그나마 금리가 높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정기예금도 연 2% 초반이다.
은행들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판매와 금리 인상을 계기로 줄줄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9월 말 ‘왈츠 회전예금’ 기본금리를 기존보다 0.27%포인트 높은 연 2.01%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스마트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29%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예금상품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은 특히 비(非)대면 채널을 통해 비용은 낮추고 금리를 높인 특화 상품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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