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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뭐든 찍어내는 '도깨비 방망이'… '3D 프린터'가 산업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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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의료기 만들고
집을 출력하는 시대도 '성큼'
자동차도 싼값에 빨리 찍어내
'푸드 프린팅' 진출 기업 급증

'3D 프린팅' 생태계 조성 시급

이윤정 < IGM(세계경영연구원) 응용센터 주임연구원 >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말하는 대로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도깨비 방망이는 전래동화에서 벗어나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3D(3차원) 프린터를 통해서다.

더 이상 프린터는 종이 위에 글을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재료를 넣고 원하는 디자인을 입력하면 상상했던 물건이 그 모양 그대로 나온다. 작은 액세서리부터 집과 자동차처럼 상상하지 못한 것까지 만들어내는 3D 프린터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점점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다.

3D 프린터가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곳은 의료 분야다. 귀나 혈관, 근육 같은 신체 장기나 조직부터, 보청기, 치아, 의족 등 의료 보조용품도 3D 프린터로 만들고 있다. 사고로 두개골 절반을 잃은 영국 모델이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머리뼈를 이식받고 새 삶을 찾기도 했다. 앞으로 의료 분야의 3D 프린터 활용도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집을 프린터로 출력하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 실제로 건축업계에서는 벽을 프린트해 조립하거나, 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려 집이나 건축물을 짓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건물들로만 이뤄진 마을이 있고, 러시아 건설용 3D 프린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아피스코르(Apis Cor)는 거대한 3D 프린터로 하루 만에 집을 ‘출력’하기도 했다.

자동차 분야에 도입할 경우 가격은 낮아지고 제작 속도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로컬모터스는 자동차를 만들 때 3D 프린터를 사용한다. 디자인된 도면을 가지고 3D 프린터로 부품과 차체를 출력해 조립하면 대략 40시간 만에 자동차가 뚝딱 만들어진다. 로컬모터스는 3D 프린터로 자동차를 만드는 마이크로팩토리를 세계 곳곳에 설립하고, 유럽과 아시아 등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머지않아 3D 프린터로 출력한 자동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 맞춤형 물건이나 시제품을 만드는 데도 3D 프린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피규어를 비롯해 액세서리, 장식품 등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 또 1인 기업가나 디자이너들은 신규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3D 프린터로 먼저 소량 제작 후 시장의 반응을 살펴 실패 확률을 줄일 수도 있다.

3D 프린터는 음식도 출력한다. 필립스, 네슬레, 허쉬 등 많은 식품업체와 전자제품 기업에서 푸드 프린팅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푸드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음식을 먹기 어려운 환자나 특정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 등을 위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파스타, 케이크 등 일반 식품들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커지는 시장에 비해 우리나라는 관련 정책과 기술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하고 대중화하는 등 3D 프린팅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3D 프린터가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이윤정 < IGM(세계경영연구원) 응용센터 주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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