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제 물량 확대에도 경쟁 치열
"2030 내집마련 사실상 불가능"
[ 설지연 기자 ] 이달부터 청약가점제로 공급하는 아파트 물량이 대폭 늘어났지만 서울의 당첨 커트라인은 여전히 50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30대는 청약을 통해 내집 마련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처음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를 100% 가점제로 공급한 서울 서대문구 ‘래미안루센티아’의 당첨자 가점 커트라인은 37~55점에서 형성됐다. 49가구를 공급한 전용 59㎡는 당첨자 최저 가점이 55점에 달했다. 이는 부양가족이 세 명인 10년 이상 무주택자가 청약통장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나오는 점수다. 이 주택형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60점이었다.
가장 많은 325가구를 분양한 전용 84㎡의 가점 커트라인은 타입별로 37(D타입)~54점(A·C타입) 사이에 형성됐다. 대형인 전용 114㎡(11가구)의 최저 당첨 가점도 54점에 달했다.
이 같은 커트라인은 가점제 적용물량 확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8월 인근에서 공급된 ‘DMC에코자이’ 전용 59㎡의 당첨 최저점은 48점이었다. 전용 84㎡도 49점으로 오히려 래미안루센티아보다 낮았다.
청약가점 만점은 84점이다. 항목별로 ‘부양가족 수’가 최고 35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고, 이어 ‘무주택 기간’ 32점, ‘통장 가입 기간’ 17점 등으로 나뉘어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은 이미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100% 가점제가 적용돼도 당첨 가점이 크게 떨어지긴 힘들다”며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20~30대가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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