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다시 자금조달 가능성
인공지능·로봇 신기술에 투자
[ 박상익 기자 ]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소프트뱅크가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초대형 펀드를 하나 더 조성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IT 전문매체 리코드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93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의 기술 펀드인 ‘비전펀드’를 조성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목표 금액인 1000억달러에서 부족한 70억달러는 몇 개월 안에 채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비전펀드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투자 풀을 구성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손 회장이) 아직 초기 계획 단계로 이제 막 구상을 시작한 수준이지만 진지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두 번째 펀드는 비전펀드보다 금액이 더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펀드 조성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등이 새 펀드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IT 분야에 자금을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신기술 투자가 미래에 막대한 보상을 가져다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의 대변혁 시기가 도래했다”며 “자동화와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에 투자하면 막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손 회장은 비전펀드 조성 당시 “기술 산업계의 워런 버핏이 되겠다”며 “10년간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공학 등 신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라 비전펀드는 미국 메신저 개발사 슬랙, 미국 사무실 공유 회사 위워크, 수직형 농장 벤처기업 플랜티, 디지털 지도회사 맵박스 등에 투자했다.
비전펀드가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도 아직 투자금을 소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펀드를 조성한다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조만간 우버 주식 100억달러어치를 새로 산다 해도 여전히 투자 금액이 남아 있다. 일부에선 새 펀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누가 투자에 참여할지가 분명치 않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제2 펀드 조성설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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