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추진단'
미수령 보험금 조회시스템 연내 구축하기로
온라인 '햇살론' 2018년 도입…금리 1~2%P 인하 유도
최종구 "소비자 최우선 고려"
[ 정지은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25일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추진단’을 구성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출시 등 10대 개혁과제를 발표한 직후 손해보험협회로 달려갔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소비자가 현장에서 겪는 불만을 듣고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도 소비자를 가운데 두고 금융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단장인 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주축으로 연간 100회 이상 금융회사 현장 등을 방문, 12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만나며 개선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불친절 보험부터 손질
추진단은 1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미수령 보험금을 일괄 조회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인 ‘내 보험금 다 찾아’(가칭)를 올해 말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수령 가능한데도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7조6000억원(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건수로는 947만 건이다.
그동안은 생명·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보험금만 조회할 수 있었다. 축하금이나 자녀교육자금 등 중도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은 가입한 보험사에 개별적으로 문의해야 했다. 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미수령 보험금을 찾아갈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기대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살보험금 이슈 등으로 땅에 떨어진 보험산업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계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 일반 실손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는 것도 개혁과제에 포함했다.
◆햇살론 온라인 신청 도입도
내년 1월에는 서민금융상품 ‘햇살론’의 온라인 신청을 도입한다. 햇살론은 신용도 6~10등급 또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에게 최대 1500만원의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지금은 소비자가 금융회사를 방문해야만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에선 대면 거래(연 10.5% 이하)보다 금리를 1~2%포인트 내려줄 계획이다.
또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할 때 투자자가 원한다면 금융회사의 투자권유 과정을 녹취·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잃어버리거나 수명이 약 5년인 배터리가 방전되면 창구를 직접 방문해 재발급해야 하는 불편도 개선된다.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OTP, 온라인 재발급이 가능한 OTP 등을 내년 1분기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소득 증명이 어려운 전업주부나 고령층이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오는 12월까지 카드 발급 한도 부여 시 절차와 증빙 서류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홈쇼핑과 케이블TV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보험상품 광고 규제도 강화한다.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를 알아보기 쉽도록 글자 크기와 음성설명 속도 등을 개선하는 식이다. 또 연 9~14%인 연체금리를 낮추는 산정체계 개편안을 12월 발표하고, 재기를 노리는 사업자의 과거 연체 이력 등이 신용평가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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