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 7년…유통 생태계가 바뀐다
출점 경쟁 편의점업계
점포당 매출은 정체
[ 류시훈 기자 ]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 소형 슈퍼마켓은 지난달 대기업 계열 편의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편의점 본사 직원이 수차례 찾아와 “지금보다 수입이 30%는 늘어날 것”이라며 편의점 전환을 권유한 결과다.
좁고 지저분하던 매장이 깨끗해졌고, 상품 진열도 확 바뀌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중간 유통업자를 통해 받던 상품을 편의점 본사에서 직접 받아 상품별 마진이 약간 늘었다. 이 편의점 점주는 “매출이 20%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 규제 이후 골목상권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이다. 시장 포화 우려 속에서도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급증한 데는 동네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이 한몫했다.
새로 문을 여는 편의점의 30~40%는 기존 구멍가게의 전환 수요라는 게 유통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늘어난 편의점 3617곳 가운데 많게는 1400여 곳은 기존 구멍가게에서 편의점으로 갈아 탄 점포라는 얘기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편의점은 3만2611개다. 전통시장 1㎞ 이내에 대형마트와 SSM 입점을 금지한 2011년(2만1221개)보다 1만 개 이상 늘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편의점 5개 업체는 지금도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신규 편의점 수요가 여전하고, 아직도 영세한 구멍가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이마트24는 편의점 전환을 위해 구멍가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본사 직원이 골목상권의 구멍가게를 찾아 다니며 권유하기도 하지만 편의점으로 바꿔 운영하고 싶다며 문의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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