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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노사 상생 실험'…임금, 물가 상승률만큼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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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률, 물가에 연동…국내 대기업 중 첫 합의
소모적 노사문화에 '변화'

실적 좋으면 인센티브 지급



[ 김보형 기자 ]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 사례다.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리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 잠정 합의안’이 지난 8일 노동조합원 총투표에서 투표율 90.3%(2274명), 찬성 1673표(73.6%)로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임금 인상률은 전년도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작년 CPI 상승률인 1%로 결정됐다. 대신 올해 업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내년 초 지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임금체계 개선안에도 합의했다. 입사부터 퇴직 때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획일적인 호봉제 대신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에 따라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기로 했다. 결혼과 출산, 교육 등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30~40대에는 인상률을 높이고 50대 이후에는 인상률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노사는 아울러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회사가 적립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기부금은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SK이노베이션은 12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이번에 타결된 임단협 조인식을 연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물가에 연동한 임금 상승과 생애주기를 고려한 임금체계 도입은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 구축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물가와 임금을 연동한 이번 임금협상 모델이 확산되면 시간끌기와 파업으로 이어지는 소모적 노사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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