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막대한 지원 등에 업은 중국, 기업 주도로 성장해 온 미국 추격
골드만삭스 "중국 기술력 곧 추월"…구글도 중국서 인재 확보전 나서
일론 머스크 등 일각에선 '킬러 로봇' 위험성 경고
"AI 경쟁이 3차대전 일으킬 수도"
[ 뉴욕=김현석 기자 ]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맞붙었다. 중국이 미래 경제 성장뿐 아니라 군사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AI 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조금씩 따라잡자 미국이 견제에 나섰다. 국가 간 AI 경쟁이 전쟁으로 치달아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국가 간 AI 경쟁이 전쟁 촉발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조만간 모든 나라가 강력한 컴퓨터 과학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국가 차원의 AI 경쟁이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여러 차례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온 머스크는 또 다른 트윗에서 “AI가 선제공격이 승리를 거두기 위한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이라고 판단하면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며 “북한(핵)은 현존 문명을 위협하는 목록의 하단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가 3차대전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정보기술(IT)업계 CEO와 로봇 전문가 116명은 “AI를 활용한 킬러 로봇이 전쟁에서 3차 대전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유엔에 개발을 금지하는 협약을 제안했다.
머스크가 AI와 관련한 일련의 트윗을 올린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AI 관련 발언에 대한 응답 차원이라는 관측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AI의 발전은 엄청난 기회와 함께 예측하기 힘든 위협도 제기한다”며 “미래 전쟁은 드론(무인항공기)을 사용하는 국가끼리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추격에 위협 느끼는 미국
AI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나라는 역시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AI 개발을 이끌어온 나라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들은 엄청난 자금을 AI 개발에 쏟아부으며 멀찌감치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골드만삭스는 3일 ‘중국 AI 굴기’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AI·머신러닝 수준이 정부 당국과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몇 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AI 발전에서 중요한 네 가지 요소는 인재, 데이터, 인프라, 컴퓨팅 역량인데 중국은 인재와 데이터, 인프라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컴퓨팅 역량을 좌우하는 반도체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반도체산업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해외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AI는 일상 전반에 퍼져 있다. 기상 상황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부터 각종 바둑 게임에 녹아 있는 알고리즘까지 영역도 다양하다.
중국 검색 시장에서 철수한 구글도 AI 개발팀은 중국에 남겨놓고 이를 확대 중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이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채용하려는 AI 관련 인력은 60명에 달한다. 중국은 인재가 풍부한 데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낮아 AI 발전에 중요한 데이터 수집에 최적으로 평가받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은 현재 세계 데이터의 약 13%를 생성하고 있는데, 2020년이면 그 비중이 20~25%로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월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세계를 선도하겠다며 집중 지원 중이다. AI 군사무기화를 모색하는 군민융합 강화, 고효율 스마트 경제 육성 등 6개 목표와 육성책을 제시한 뒤 2030년까지 AI 핵심산업 규모를 1조위안(약 172조원), 연관산업은 10조위안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AI는 중국 정부의 국책 아젠다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며 “미국도 연방정부 지방정부 등이 AI 개발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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