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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최대 고비'… 폐기 땐 양국 '안보동맹'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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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FTA 폐기 준비"

재협상서 유리한 고지 위한 미국의 엄포용 시각 속
대북 유화책 한국 압박용?
미국 관료 "폐기 준비 많이 진척"

한·미 FTA 폐기 현실화 땐 양국 경제관계 대폭 후퇴
정치·군사동맹 틀어질 수도



[ 뉴욕=김현석 기자 ] 한·미 관계는 미묘한 시기에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 ‘통미봉남(通美封南: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 전략 성공에 바짝 다가섰지만 한국은 한·미 동맹 강화 외에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서 한국을 제쳐두고 일본, 중국과 먼저 상의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의 근간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지시까지 내리면서 한국은 코너에 몰리고 있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전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한·미 FTA 폐기를 선택한다면 미국과의 무역관계 악화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균열이 불가피하다.


◆엄포? 진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준비 지시는 한·미 FTA 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협상용 ‘엄포’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쓸 만큼 스스로 뛰어난 협상가라고 자부한다.

이런 그가 폐기 준비 지시를 내린 것은 지난달 22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한·미 FTA 공동위원회 직후다. 양국은 당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헤어졌다. 한국이 개정 요구를 거절하자 아예 폐기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폐기를 주장하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도 폐기 논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말 FTA를 폐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북핵 문제에서 대화를 고집해온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국은 내가 말했듯이, 북한과의 유화적 대화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트윗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할 때도 ‘슈퍼 301조’ 동원 위협 등 무역 문제를 활용해왔다.

◆한·미 동맹 균열 불가피

한·미 FTA가 폐기되면 한국의 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 화학제품 등의 관세를 0%에서 3.5%로 끌어올릴 것이다. 한국도 미국산 농산물 등의 관세를 14%대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경제관계는 대폭 후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충격이 경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 관계가 틀어지면 정치·군사 동맹도 지금처럼 강하게 유지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자주국방, 자체 핵개발론 등이 부상하고 미국과 긴장 관계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한·미 FTA 체결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북한, 중국에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헌신 의지를 입증하려는 것”이라며 “(재협상용) 엄포일 가능성이 높지만 전략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폐기는 어려울 것

상당수 백악관 참모도 한·미 동맹 균열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협정 폐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산업계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미국제조업협회, 미국축산협회 등은 이날 회원사에 긴급 문서를 돌려 한·미 FTA 폐기 결정을 막기 위해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타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지역 수석부사장은 “협정 폐기는 미국 기업에 심각한 피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네브래스카)은 성명을 통해 “농민, 목장주들과 함께하겠다”며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 소고기 수출 시장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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