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만기출소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내고 가족 품으로 돌아오신 것을 위로 드리고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그분의 진실과 양심을 믿기에 우리들은 매우 안타까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이어 "안 계시는 동안 늘 여유롭고 화사한 미소가 그리웠다"면서 "앞으로도 여성계의 대모로서 한국정치의 중심으로 한결같은 역할을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5시 10분께 의정부 교도소를 나오며 "2년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고 감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눈 후 취재진 앞에서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저를 맞아주시기 위해 의정부까지 와주신 여러분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일부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면서 "한명숙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 차례에 걸쳐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불구속 기소된 뒤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2년간 복역했다. 1심 재판부는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한 전 총리에 대해 돈을 받은 것(유죄)로 판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동생이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발행한 1억원권 수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던 한 전 총리의 동생은 이 수표를 전세자금으로 썼다.
대법원은 이를 볼 때 한 전 대표가 1심 법정에서 한 진술보다 검찰 단계에서 했던 진술이 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주심인 이상훈 대법관을 포함해 이인복 ·김용덕·박보영·김소영 대법관 등 5명은 9억원 가운데 3억원은 유죄로 인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9억원 모두를 유죄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8명의 대법관의 유죄 판결에 따라 2년을 복역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