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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국 알고리즘, "아일랜드인의 영어는 잉글리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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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국제부 기자) 호주 이민국의 컴퓨터 알고리즘이 아일랜드인의 영어가 '진짜 영어'가 아니라고 퇴짜를 놓았습니다.

9일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아일랜드 출신 수의사인 루이스 케네디씨는 올 초 호주 영주권을 받기 위해 이민국에서 실시한 컴퓨터 구술테스트를 봤습니다. 호주에 살기에 충분할 정도로 영어를 말할 수 있느냐를 보는 시험입니다.

모국어가 영어인 케네디씨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역사학을 공부했으며 직전에 호주에서 말 수의사로 2년간 일했기 때문에 당연히 시험 통과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쓰기 읽기 시험은 너끈히 통과했지만 구술시험에서만 74점을 받아 커트라인(79점)을 넘지 못한 것이죠.

그는 점수를 매긴 컴퓨터 엔진의 오류라고 확신했습니다.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이 점수를 받지 못한다면 컴퓨터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하죠."

하지만 구술테스트(PTE)를 만든 피어슨사는 "오류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피어슨사는 전 세계 5대 비자 발급용 영어시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10월 출산 예정인 케네디씨는 별수 없이 징검다리 비자로 더 비싼 ‘배우자 비자’를 받기로 했습니다.

영국 서쪽에 있는 섬나라인 아일랜드는 193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아일랜드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지만 다년간에 걸친 영국의 지배 때문에 일상에서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일랜드로 영어연수를 가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정도죠. 케네디씨가 억울해 할만 합니다.

어쩌면 피어슨사의 컴퓨터 알고리즘이 영어와 아일랜드어의 차이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걸까요? 아일랜드어는 스코틀랜드어, 웨즈어와 함께 알프스계 켈트어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반면, 영어는 게르만계 앵글로색슨어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끝)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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