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부산 청사포 '고수온 주의보' 발령
경남도, 비상상황실 가동
[ 김해연/오경묵 기자 ] 계속되는 폭염으로 경남·북 연안 바다의 수온이 크게 상승해 양식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에서는 양식어류 수만 마리가 폐사했으며, 양식장이 밀집한 남해안에서도 비상상황에 들어갔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구룡포읍 석병리 한 양식 어가에서 어류 11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지금까지 양어장 6곳에서 3만6700여 마리가 죽었다고 7일 발표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800만원 상당이다.
포항 연안에서 28도 이상의 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4일부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포항 호미곶에서 부산 청사포 해역까지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 남부 해역에서 냉수대가 물러난 데다 태풍이 한반도 인근으로 북상하지 않은 것이 고수온 현상이 일어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포항에선 58개 양어장에서 어류 1073만2000여 마리를 양식 중이다.
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남해안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영 풍화·학림 해역이 27~28도, 거제 일운 해역 수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전년 같은 시기보다 수온이 대부분 높다.
남해안에서는 지난해 8월13일부터 9월까지 고수온 현상이 이어져 213개 양식어가에서 키우던 수산생물 700여만 마리가 폐사해 9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수온 상승도 지난해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어 도와 어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남도는 물고기 집단 폐사에 대비해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수산생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양식장이 밀집한 통영 거제 등의 어민에게 액화산소 공급, 사료 투여 중단, 수온 상시 모니터링 등을 하도록 당부했다. 시·군 양식어민에게 재해대책명령서를 보내 액화산소 공급 등과 함께 차광막 설치 등 어장 관리 응급조치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통영시와 거제시·남해군 3곳에는 ‘저층 해수 공급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는 수온이 낮은 저층의 바닷물을 끌어올려 양식장 내 수온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현장점검에 나선 류순현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수온 분포상황을 어업인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양식장 관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강화하고, 현장지도를 통해 응급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창원=김해연/대구=오경묵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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