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의‘2020 프로젝트’
그룹 내 IB 비중 14%로 올리고 해외사업 규모도 20%로 확대
미국 아마존과 AI·블록체인 협력
‘디지털 신한’ 경쟁력 강화
[ 김순신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아시아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 하반기 신(新)성장동력 분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되고자 하는 ‘2020 프로젝트'를 가동해왔다. 조 회장은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시장 부문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 디지털 혁신이라는 세 개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ONE신한’ 전략으로 IB강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4일 경기 용인시 기흥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조 회장을 포함한 전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 본부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하반기 신한 경영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최근 경제·사회 환경이 뷰카(VUCA)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뷰카란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영문 첫 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다. 조 회장은 “뷰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뷰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 ‘2020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 조직경영 방법으로 그립(GRIP)을 제시했다. 그립은 목표(Goals)와 역할·책임(Roles·Responsibilities), 대인관계(Interpersonal Norms), 계획·과정(Plans·Processes)의 영문 첫 글자를 떼어 만든 단어다.
그는 “2020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공유하고, 고객과 그룹의 가치가 같이 늘어나도록 모든 팀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해야 한다”며 “리더로서 대인관계뿐 아니라 리더십 전반을 갖추고, 어떻게 일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계열사 CEO와 임원들의 목표를 새로 정하기보다 2020 프로젝트의 진척도에 따라 평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지주를 포함한 각 그룹사에 ‘원 신한 추진팀’을 출범시켜 그룹 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신속하고 강력한 실행 체계를 구축해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본시장 부문은 기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중심으로 운영하던 기업투자금융(CIB) 사업에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 투자본부를 합쳐 ‘그룹&글로벌 투자뱅킹 그룹(GIB)’으로 확대 개편했다. 2020년까지 그룹 내 IB 수익 비중을 8%(지난해 말 기준)에서 14%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해외진출로 저성장 돌파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저성장·저금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주요 그룹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해외에서 신규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같은 신흥국까지 전 세계 20개국에 진출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업부문도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5개사(지주·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를 겸직하는 사업부문장을 선임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통할 관리토록 했다.
국내 매트릭스 체제는 해외시장 진출국에서도 비슷하게 운영된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그룹사가 동반진출한 국가에서는 국가별 ‘컨트리 헤드’ 제도를 만들었다. 해외 현지 글로벌 사업의 실행은 국가별 컨트리 헤드를 중심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과 조인트벤처(JV)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각 국가별 지속가능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현지 고객기반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글로벌마케팅을 강화해 해외 사업이 금융 전체의 손익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의 7%에서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마존과 손잡고 디지털 혁신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그룹과 아마존은 금융 혁신을 위해 양사가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해 안에 별도의 협의를 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 적용을 위한 로드맵 구상을 마친 후 앞으로 3~5년간 적용 대상 및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아마존 클라우드 교육 과정을 통한 디지털 인재 양성과 해외진출법인의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디지털 신한’으로 그룹을 개선하기 위한 6가지 중점 과제로 고객 경험 개선, 상품·서비스 혁신, 영업·마케팅 디지털화, 사업 운영 개선, 리스크 최적화, 혁신적 사업모델 구축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 TF는 주요 추진 영역을 ‘Two Track Plus Ten’으로 분류하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Transformation)’, ‘파괴적 혁신(Disruptive) 모델의 대응 및 구축’을 큰 추진 방향으로 잡았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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