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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사 평가에 '사회적 기여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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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지시 성과지표 개발

기업=재무적 가치+사회적 가치
"인프라·노하우도 사회와 나누자…자산 중 공유할 수 있는 게 뭐냐"
개인 자동차·주유소 등 공유안 마련



[ 김보형/이지훈 기자 ] SK그룹이 경영 성과 평가에 부(富)의 양극화와 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를 반영한다. 회사 자산을 사회와 공유해 중소기업의 사업 확장과 신규 창업에 도움이 되는 방안도 찾는다. 기업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조치다.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SK가 처음이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나

SK그룹은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 성과 평가에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하고 있다.

이 지표는 최 회장이 2012년 제안한 사회적 기업의 사회성과 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고용 창출, 사회문제 해결 등)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하는 제도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1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44개 사회적 기업에 3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2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93개 기업에 48억원을 인센티브 형태로 지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국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상하이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SK는 앞으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반영해 기업 성과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관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다. ‘이윤 창출’ 문구는 삭제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 공동체의 행복을 키우는 것으로 넓히겠다는 의미다.

◆회사 자산도 사회와 공유

SK그룹은 각종 인프라와 경영 노하우 등 유·무형 회사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 중이다. SK그룹의 자산은 160조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그룹 주요 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한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어떤 것들이 앞으로 공유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오는 10월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계열사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SK(주)는 개인 간(P2P) 차량 공유 인프라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쓰지 않고 있는 개인 차량의 공유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는 3000여 개에 달하는 주유소를, SK E&S는 전국 7곳에 있는 도시가스 자회사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회사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자는 취지를 경영진에게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자산이 큰 가치를 지니는 경우가 많다. SK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근 사회가 대기업에 요구하고 있는 기업책임론에 SK가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K브로드밴드가 5월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하도급 협력업체 직원 5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김보형/이지훈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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