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오는 28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모가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단순 유통사로 보면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모 희망가는 3만2500~4만1000원이다. 이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36.9~46.5배 수준이다.
공모가는 비교 기업들의 2016년과 최근 4분기 평균 PER에서 13.6~31.5%의 할인율을 반영한 것이다. 비교 기업으로는 셀트리온 녹십자 한미약품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9개 제약·바이오 상장사가 선정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의약품 도매업에 속해 있다. 그러나 의약품 도매업 상장사가 파마리서치프로덕트와 씨티씨바이오 2개에 불과하고, 매출 품목의 종류가 달라 사업내용의 유사성을 고려해 비교 기업을 선정했다는 게 상장 주관회사들의 설명이다.
공모가가 비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비교 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업체로서 높은 PER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의약품 유통사가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같은 가치로 평가되는 것이 맞냐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비싸지 않다는 분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생각이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직접적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의약품만을 독점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유통사와는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한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 이전부터 취소·환불 불가조건으로 매입했기 때문에, 공동 개발자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각국의 승인을 받기 이전부터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팔아왔다. 때문에 진성 매출 논란도 있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08년 셀트리온과 판매권부여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승인 실패의 위험을 같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개발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공동 개발자라고 한다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PER 적용이 정당화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공모가 PER이 23.5~29.6배에 해당한다고 분석하며,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을 감안하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인플렉트라 및 트룩시마 판매 성과에 따라 상장 이후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인플렉트라 미국 안착, 트룩시마 유럽 안착, 허쥬마 유럽 진출 등으로 주가수준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적정가치 산출에 있어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산 실적 및 기업가치를 추정한 이후, 셀트리온의 목표 시가총액을 빼자는 것이다.
그러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적정 가치가 남는데, 이는 양사가 사업 위험과 이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방식을 적용하면 양사의 이익 배분 및 재고자산 문제도 제거가 가능하다고 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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