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20년 탐구
[ 김우섭 기자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창업할 때 뜻을 함께한 ‘동지’는 8명이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 최경주 미래에셋운용 리테일연금마케팅부문 대표, 강길환 미래에셋캐피탈 전무, 선경래 지앤지인베스트 대표,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 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최 부회장과 구 대표, 1990년대 말 뒤늦게 합류한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부회장)는 회사의 기틀을 다진 ‘3인방’으로 꼽힌다. 이들은 당시 동원증권에서 박 회장과 호흡을 맞춘 동료였다. 박 회장은 ‘영업통’ 최 부회장에게 경영관리와 영업을 맡겼다. 최 부회장은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를 맡은 뒤 변액보험 수익률을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정 부회장은 창업 초기 회사 살림살이를 챙겼다. IBM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을 정도로 컴퓨터 전문가였던 그는 미래에셋투자자문의 운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수작업을 하느라 6개월~1년이 걸리던 소액채권 발행 업무 기간을 컴퓨터를 활용해 3일로 단축해 주목받았다.
펀드 운용은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출신인 구 대표가 책임졌다. 박 회장이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주식 천재”라고 인정한 인물이다. 적립식펀드 등 시대를 앞서간 투자 아이디어를 냈다.
박 회장은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영입 작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2000년 영입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당시 하나은행의 대리급 펀드매니저였다. 미래에셋에 합류한 김 대표는 국내 최초로 ‘1000% 수익률’을 올린 디스커버리 펀드를 탄생시켰다. 김 대표는 “박 회장은 나이와 직급을 떠나 한 번 신뢰한 펀드매니저에게 전권을 주는 스타일”이라며 “사람을 쓸 줄 아는 경영자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였던 김영일 씨도 박 회장이 직접 데려온 인물이다. 박 회장은 동원증권 지점장 시절 경쟁관계였던 그를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박현주펀드’ 등을 맡겼다. 인디펜던스펀드를 운용한 선 대표도 미래에셋이 ‘펀드 명가’로 우뚝 서는 데 한몫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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