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AT커니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7
온라인서 '찜'만 해놓은 상품
가격 할인으로 재구매 권유
[ 김태호 기자 ] ‘나이 35세, 성별 여성, 자녀는 18개월 남자아이.’
이 같은 정보를 쇼핑 앱(응용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 사람에게 알맞은 상품 정보들이 뜬다. 아이의 개월 수에 맞는 장난감, 30대 여성이 선호하는 옷 등이다. 고객의 구매 패턴도 지속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추가 구매할 만한 상품을 끊임없이 제안한다.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사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알아서 ‘가격할인’ 서비스를 접목해 다시 구매를 권유한다.
롯데렌탈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앱의 모습이다. 최창희 롯데렌탈 상무(사진)는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7’에서 ‘롯데그룹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사업혁신 전략 사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앱 개발을 롯데가 진행 중인 디지털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AI는 사람의 구매 패턴을 계속 학습하고, 추후 완벽하게 개인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롯데렌탈은 물론 롯데그룹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구매시스템 구축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들어 오래된 유통기업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AI가 있다. IBM과 제휴를 맺고 AI와 관련한 구매결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의 노력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변화와도 맥이 닿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챗봇(채팅로봇)’을 활용한다. 오늘이 남편 생일이라는 것을 인식하면 챗봇은 상황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구매까지 진행해준다. 최근에는 AI와 센서 기술을 통해 계산대에서 결제가 필요 없는 서비스인 ‘아마존 고(GO)’도 출시했다. 알리바바는 증강현실(VR) 기술을 활용해 마치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바이플러스’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 상무는 “‘기술적 특이점(인공지능과 인류의 지능이 같아지는 시기)’이 다가오고 있고, 그 이후 세상은 지금과는 완벽하게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 기업이 변하지 않을 수 없고, 여기에 맞추기 위해 유통기업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혁신을 준비하는 기업은 고객의 수요, 기업 내 정보기술(IT) 역량, 기업 내부 조직문화 등 세 가지를 고려한 뒤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고 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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