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의 기둥’이라고 치켜세운 오토바이 제조회사 할리데이비슨이 태국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할리데이비슨의 결정은 미국에서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기업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할리데이비슨이 태국에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아시아지역의 높은 관세율과 미국 내 판매 부진 때문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의 수입 오토바이 관세율은 태국 60%, 베트남 74%, 인도네시아 40%에 이른다. 태국 공장을 지으면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은 관세가 붙지 않는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다른 아세안 국가에 수출할 때도 관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할리데이비슨의 세계시장 판매량은 전년보다 2.3% 늘었지만 미국 내 판매는 3.9% 줄었다.
마크 매컬리스터 할리데이비슨 아시아태평양본부 이사는 “아시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국 내 일자리 증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새 공장이 미국 밖에 지어진다는 사실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로버트 마르티네스 국제기계항공노동자협회(IAMAW) 회장은 “미국의 상징을 만들어낸 노동자들의 뺨을 때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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