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정보다 칩 20% 더 생산
"시장 판도 바꿀 수 있는 기술"
[ 조아란 기자 ] 네패스(대표 이병구·사진)가 세계 최초로 패널레벨패키지(PLP) 공정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패키징을 양산했다. 김태훈 네패스 부사장은 “이달부터 충북 청주 2캠퍼스에서 국내에 공급할 PLP 공정을 적용한 휴대폰용 반도체칩 생산을 시작했다”며 “미국 일본 중국 등지의 기업들과 활발하게 상담 중”이라고 말했다.
PLP는 칩과 기기를 잇는 선을 패널에 직접 심는 패키징 공정이다. 칩을 자르기 전인 웨이퍼 상태에서 재배선 등을 일괄적으로 해 작고 얇은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공정보다도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WLP 공정보다 한 번에 패키징할 수 있는 칩 수가 약 20% 많아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WLP 공정은 원형의 웨이퍼에서 사각형의 칩을 찍어내 테두리 부분을 많이 버려야 하지만 PLP 공정은 사각 형태의 웨이퍼 패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버리는 부분이 대폭 줄어든다.
김남철 네패스 반도체사업부장은 “휴대용 기기 등의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키징 공정에 대한 가격 경쟁력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PLP는 기존 WLP 공정의 물리적·전기적 우수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업체들도 이 기술의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작년 12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PLP사업팀’을 신설했으며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네패스는 다음달부터 뉴로모픽 인공지능 반도체(모델명 NM500)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인간의 두뇌를 모방해 뉴런을 병렬 구성한 것으로 확장성이 뛰어나고 전력 소모가 적다. 미국 제너럴비전(GV)이 설계하고 네패스가 독점 생산·판매한다. IBK투자증권은 네패스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3220억원으로 전망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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