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의 대선서 바뀐 적 없어
2위 후보 '표 쏠림' 현상 많아
[ 은정진 기자 ]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여섯 번의 대선에서 공표금지 전 시행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위였던 후보는 예외없이 당선됐다. 이번에도 그럴지 주목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금의 다자 구도와 가장 비슷한 1987년 13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11일 전)에서 1위부터 4위까지 지지율은 노태우 35.2%, 김영삼 27.9%, 김대중 26.6%, 김종필 10.3% 순이었다. 실제 투표에서도 노태우(36.6%) 김영삼(28%) 김대중(27%) 김종필(8.1%)로 지지율과 비슷하게 득표했다.
1997년 15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23일 전)에서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선거일 26일 전인 11월22일 지지율이 33%였고 최종 득표율은 40.3%를 얻어 당선됐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지지율 29%에서 최종 38.7%를 얻었지만 역전에 실패했다. 2002년 16대 대선의 경우 2위였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직후인 2000년 11월25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43.5%의 지지율로 이회창 후보(37%)에게 역전하는 ‘골든크로스’에 성공한 뒤 그대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특이한 현상은 마지막 여론조사와 최종 결과만 놓고봤을 때 대부분 대선에서 ‘밴드왜건 효과(1위 후보에게 표가 더 쏠리는 효과)’보다 ‘언더독 효과(약세 후보가 유권자의 동정을 받아 지지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조금 더 많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16대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최종 48.9%로 마지막 여론조사 대비 5.4%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회창 후보는 37%에서 9.9%포인트 높은 46.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7대 대선에서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45.4%, 실제 득표율은 48.7%로 3.3%포인트 올랐지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지지율 17.5%에서 득표율은 26.1%로 크게 상승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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