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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50조 쌓였는데…수익률은 연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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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아


[ 김우섭 기자 ]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 대비 안전판 역할을 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은행 예금이자보다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근로자의 노후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16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147조원을 기록했다. 1년 새 20조6000억원(16.3%) 증가했다.

이 중 사전에 받을 연금이 미리 결정되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99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67.8%를 차지했다.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 급여가 변동되는 확정기여형(DC)이 34조2000억원(23.3%)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기업형 IRP는 각각 12조4000억원, 8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은 1.58%로 2015년(2.15%)보다 0.57%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순수저축성 정기예금 12개월 평균) 1.63%를 밑도는 수준이다. 수익률이 1%대로 떨어진 건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DB형 수익률이 1.6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DC형은 1.45%, 개인형 IRP는 1.09%였다.

적립금의 89%(130조9000억원)를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저금리 금융환경에선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한다”며 “금리가 낮아지면 수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은행 증권 보험 등 연금 운용 사업자에게 낸 연간 수수료(총비용부담률)는 적립금의 0.45%였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소장은 “수수료를 감안하면 가입자가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연 1% 안팎”이라고 지적했다.

DB형은 기업이 연금 운용 주체를 선정하는 대신 지급액을 보장하고 운용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은 회사가 책임진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 주체를 선정하는 대신 운용 성과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진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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