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25일 유승민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께부터 이날 오전 0시 30분께까지 약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총을 열고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전략을 논의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다만 좌파 패권세력(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유 후보는 그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유 후보의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3자 후보 단일화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 후보가 3자 후보 단일화에 완전히 동의했는지 불투명하다.
주 원내대표는 유 후보가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3자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유 후보가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는데 약간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그런 제안을 하는 것에 대해 유 후보가 반대하지 않겠다 정도로 새겨듣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이날 의총에서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캠프 측은 전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와 안 후보와의 단일화 불가 및 완주 의사를 견지하면서도 당내의 거센 후보 단일화 요구에 3자 후보 단일화 제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절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이날 의총 종료 후 기자들에게 "저는 오늘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면서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최근 감정의 골이 깊어진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제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안 후보는 여전히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고 시간이 촉박해 3자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험로가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는 단일화 시점에 대해 "언제까지라고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효과 극대화 시점이 투표용지 인쇄 이전까지라고 하니 그 정도로 예상할 뿐"이라고 밝혀,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인 29일이 시한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이 단일화를 주도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라면서 본인을 포함한 김무성 의원, 정병국 전 대표 등 공동선대위원장 3명이 논의해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3자 단일화를 강조하며 이날 의총에서 유 후보나 홍 후보 간, 또는 유 후보와 안 후보 간 양자 단일화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양자 단일화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5시간 동안 의총에서는 유 후보와 유 후보측 인사들의 연대불가에 바탕한 완주론과 3자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는 총 33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새로운 보수'에 대한 국민지지 호소를 위해 국토대장정을 벌이고 있는 이학재 의원과 한·베트남의원친선협회장 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학용 의원을 제외한 31명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