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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조금씩 커지는 한반도 리스크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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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미국 뉴욕 월가에서 투자자들에게 북한 리스크에 대비하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급등한 사실을 환기시키며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람들이 구글에서 검색한 단어의 빈도를 과거와 비교해 보여주는 ‘구글트렌드’의 그래프를 분석하면 ‘북한(North Korea)’을 검색한 횟수가 2013년 4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CNN과 뉴욕타임스(NYT), WSJ(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들이 관련 뉴스를 쏟아내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6~7월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그리고 올해 2월 김정남 암살 발생 당시와 비교해서도 4~5배 이상 많은 검색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검색 빈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위험이 커지면서 CDS 프리미엄이 60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CDS 프리미엄이 하루 만에 53bp에서 60bp까지 오른 것은 상당히 가파른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확률도 6%에서 9%로 높아졌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하루 변동폭으로는 상당한 변화라는 분석이다. 월가의 한 리스크 매니저는 “내가 만약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라면 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신용디폴트스왑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정치적 이벤트’가 발생하면 공급망(서플라이체인)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주요 기업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부품과 원자재 조달처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OTRA 등에 따르면 일부 한국 기업의 경쟁사들은 한반도에 전쟁, 폭격 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품 공급사의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한 중견기업은 경쟁기업이 미국 내 바이어들과 접촉하면서 “한반도 상황이 불안정해 향후 부품공급이 불안정할 것”이라며 바이어의 불안감을 조성해 자사제품과 거래할 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이달 들어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의 증시와 원화 가치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이 아직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미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 역시 제한적이지만 시장이 전면적인 충돌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무력충돌보다는 현재의 불편한 긴장이 지속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기존의 투자 전망도 유지하지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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