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실패가 미국의 사이버 개입 때문이라는 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북한 등의 비밀 핵 프로그램을 교란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북한이 실패한 미사일 발사 가운데 일부는 성능 결함 때문이지만 나머지는 미 국방부가 비밀작전을 통해 첨단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해 발사를 교란시킨 탓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산하 2개 부서가 적국의 컴퓨터망을 공격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들을 개발 중이다. 사이버사령부와 국가안보국은 대통령에게 토마호크(미사일)나 공군력이 필요 없는 또다른 공격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바이러스를 심을 경우 전자교란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미사일의 '두뇌'가 혼란에 처하면서 로켓은 궤도를 이탈해 바다로 추락하거나 발사 후 공중에서 폭발하게 된다. 미사일 제작과정에서도 바이러스가 심어질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이 미사일은 취약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하지만 더타임스는 북한이 최근 몇 개월간 중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성공적으로 발사한 점에 비춰 미 국방부가 실패할 위험이 없는 완벽한 사이버 공격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사이버전 수행은 8년 전 이란의 우라늄 농축용 가스 원심분리기 운영 컴퓨터에서 미국이 심은 것으로 보이는 스턱스넷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참여한 스턱스넷 프로그램 개발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시작했으며 이 바이러스는 독일 지멘스가 제작한 이란 나탄즈 핵시설 컴퓨터 시스템에 주입됐다.
스턱스넷 바이러스는 가스 원심분리기를 붕괴할 때까지 가속 회전시키기나, 분리기가 정상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잘못된 별도 암호를 보내는 등 두가지 기능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원심분리기를 운영하는 컴퓨터들을 전면 마비시키게 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사이버전은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겨냥하는 것은 모든 작업이 깊은 지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이력을 살펴볼 때 상당수는 원격 조종으로 개발 중, 또는 시험 발사 전 수일간 첨단 바이러스가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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