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일명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이 다음 정부에서는 약세를 나타낼까. 19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파트 가격 동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때 크게 올랐던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은 이명박 정부 때는 급락했다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다시 급등했다. 입주물량 증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다음 정부에서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4년(2013년 3월∼2017년 2월)간 전국의 아파트값은 15.5%, 서울 아파트값은 16.96% 각각 상승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노무현 정부 5년(2003년 3월∼2008년 2월)간 전국 아파트값이 59.52%, 서울 아파트값이 78.88%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은 훨씬 낮지만, 이명박 정부 5년(2008년 3월∼2013년 2월) 동안 전국이 1.67%, 서울이 11.32% 각각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박근혜 정부 시기의 부동산 시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시장 흐름과 궤를 같이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가격이 급등해 '버블세븐'으로 지목된 강남·서초·송파·목동(앙천)·분당·평촌·용인 등 7개 지역은 이명박 정부에서 급락을, 박근혜 정부에선 다시 급등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강남(105.15%), 용산(96.9%), 양천(95.76%), 송파(90.48), 서초구(83.82%)가 서울지역 25개 구 가운데 매매가 상승률 상위 1∼5위를 휩쓸었다. 박근혜 정부 때도 강남(26.59%), 서초(25.41%), 송파(20.4%), 양천(20.15%), 강서구(18.98%)가 서울 매매가 상승률 1∼5위 자리를 차지했다.
용산·강서구를 제외하면 버블세븐으로 지목된 서울지역 4개 구가 노 정권에 이어 박 정권에서도 모두 선두에서 가격 상승세를 이끈 것이다.
반면 두 정권 사이에 있는 이명박 정부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송파(-20.6%), 강남(-19.54%), 양천구(-17.54%) 등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 나란히 하락률 1∼3위를 기록했다. 서초구도 -9%로 서울에서 여섯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이명박 정부에서 떨어진 낙폭은 박근혜 정부 4년 만에 대부분 회복돼 노무현 정부 시절 찍었던 역대 최고 시세에 근접했거나 넘어선 지역이 속출했다.
분당, 평촌이 속한 성남시와 안양시도 비슷한 추이다.
용인시는 노 정권에서 92.42%로 경기지역 가운데 네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24.56%로 하락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용인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에도 경기지역 20위인 6.23% 오르는 데 그쳤다. 인근 지역의 신도시 개발과 입주·신규 공급물량 증가가 가격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사이클상' 박근혜 정부에서 올랐던 버블세븐 지역이 다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 입주물량이 급증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는 데다 새 정권의 부동산 정책도 '부양'보다는 '안정 또는 규제'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올해 말 이후 입주물량 증가 등 시장 자체적으로 악재가 많아 내년부터는 한동안 집값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지난 4년간 강세를 보였던 버블세븐 지역도 상승 피로감으로 수요가 움츠러들면서 차기 정부에선 일정 부분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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