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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이 무역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원리를 공부해보자. 자유무역에 기반한 다양한 협정과 그 내용을 알아보자.
자유무역은 상호이익, 즉 윈윈(win-win)이 근본 원리다. 무역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서로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게 자유무역이다.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의 원리를 뒷받침한다. 비교우위에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수출하고 비교열위의 재화나 서비스를 수입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보호무역으로의 회귀 조짐이 자유무역정신을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에도 부담을 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국과의 무역에 국가 간섭 최소화
자유무역의 기본정신은 ‘국가의 불간섭’이다. 국가가 무역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개입이나 간섭을 최소화해 국가 간 무역에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자유무역이다. 대부분 국가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무역을 통제·관리한다. 국제적 룰이나 관행에 맞춰 통제·관리를 최소화하면 자유무역으로 부르고, 규제나 통제가 지나치면 보호무역이라고 부른다.
자유무역은 영국에서 싹이 텄다. 디딤돌은 1786년 성립된 이든조약(Eden Treaty)이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맺어진 이 조약은 저율 관세가 핵심이었으며 이것은 점차 유럽의 다른 나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1820년대 상공업자들이 주장한 자유무역정책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1824년 W 허스키슨의 관세개혁이 시행됐다. 허스킨슨의 관세개혁은 수입금지와 금지적 관세, 수출장려금을 없애고 원료수입세를 크게 인하했다. 밀무역을 없애기 위해 관세율 상한을 종전 53%에서 30%로 인하한 것이다. 정부가 무역을 주도한 중상주의 시대의 상징격이던 곡물법은 1844년에 폐지됐다.
자유무역의 토대는 ‘비교우위론’
절대우위는 교역 상대국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애덤 스미스가 주창한 이 이론에 의하면 A라는 나라는 B나라에 모든 생산품에서 절대우위를 점할 수 있다. 기술이 상대국보다 더 발달하고, 교육제도가 좋아 인재가 많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현실적으로 선진국은 후진국보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절대우위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이 경우 B국은 A국과의 교역에서 언제나 불리할까? 그렇지만은 않다. 여기에 자유무역의 원리가 담겨 있다.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의 토대가 되는 이론이다. 리카도는 한 나라가 두 재화 생산에 모두 절대우위가 있는 경우에도 양국이 어느 한 재화에 특화해 교역을 하면 양국 모두의 후생을 증대시킨다는 이른바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비교우위는 교역 상대국보다 낮은 기회비용(한 재화 생산을 위해 포기한 다른 재화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리카도는 각국이 비교우위 상품에 완전 특화하면 세계 전체의 산출량은 크게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자국의 균형잡힌 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비교우위 상품만의 특화 생산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비교우위론은 왜 자유무역이 서로에 이익이 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무역수지만으론 평가 못해
자유무역이 교역국 서로에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유무역이 바로 ‘동등무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어느 나라의 무역수지가 늘어나고 상대국의 무역수지가 악화됐다고 해서 FTA가 잘못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건 자유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경쟁력 악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한·미 FTA, 한·중 FTA 역시 단순히 무역수지 숫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자유무역은 시장경제의 근간이다. 또한 자유무역은 산업·기술 발전을 자극한다. 인류의 삶이 풍요로워진 것 역시 자유무역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무역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 중 하나인 북한 경제와 삶은 자유무역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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