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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값 똑같이 비싼데…떨어진 '타이어주' 올해는 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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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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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혜원 기자 ]

    국내 타이어사들 주가가 기대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싼 고무값'이 4분기 실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원재료 값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타이어주의 전망은 밝다. '비싼 고무값'이 이번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저가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싼 값 경쟁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게 증권투자업계의 판단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타이어 업종 대장주인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4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 3일 이후 약 6.2% 떨어졌다. 넥센타이어의 주가는 지난달 19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약 9% 빠졌다.

    4분기 실적이 모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보다 10% 낮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1.2%와 0.3% 증가한 1조6150억원과 2398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12% 밑돌았다. 매출액은 4% 증가한 4734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영업이익은 17% 줄어든 522억원을 기록했다.

    타이어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합성고무와 천연고무는 각각 1100달러와 1500달러에서 2950달러, 2200달러까지 상승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 업체들이 고무 가격 상승을 판매 가격으로 전가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오히려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까지 저가를 앞세워 공격적인 공급을 진행하던 중국 업체들의 재고량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무 가격이 반등하기 전 주요 중국 업체들은 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며 "매출에서 고무 원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로 판매가 인상이 없다면 고무가격이 바닥에서 20% 정도만 상승해도 적자구조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고무 가격이 저점에서 2배 정도 상승했다"며 "중국의 타이어 재고량이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매달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며 앞으로도 그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줄면서 시장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타이어 업체들은 이미 판매가를 인상했거나 향후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지역에서 가격을 5% 올렸다. 한국타이어도 미국,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상반기를 지나면서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류 연구원은 "타이어 업황 회복에 앞서 주가가 먼저 상승할 것"이라며 "실적이 오르기 전이라도 공급 과잉해소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경우 업황 호조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쟁 업체 대비 지난해 실적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문제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거론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A 이슈가 완료되지 않아 기업 가치의 변화폭이 불확실하다"라며 "당분간 주가는 매각 관련 뉴스에 반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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