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7% 보유…2대 주주에
"완공 땐 랜드마크 빌딩 될 것"
[ 뉴욕=이심기 기자 ] 국민연금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들어서는 랜드마크 빌딩에 5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27%를 가진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개발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국민연금이 맨해튼 그랜드센트럴역 인근에 신축 중인 ‘원 밴더빌트’ 빌딩(조감도) 지분 27%를 시행사인 SL그린으로부터 5억달러에 매입했다고 30일 전했다. SL그린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개발회사로 S&P500지수에 편입된 대기업이다. SL그린도 공시를 통해 지분매각 사실을 공개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완공되는 원 밴더빌트 빌딩이 9·11테러 이후 신축된 원 월드 트레이드센터와 세계적 명소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록펠러센터와 같은 수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58층 오피스 빌딩으로 신축되는 이 건물의 높이는 약 427m로 뉴욕 오피스 빌딩 가운데 네 번째다.
SL그린 측은 이 빌딩이 하루 유동인구가 평균 100만명이 넘는 맨해튼의 명소 그랜드센트럴역을 비롯해 아스토리아호텔과 유엔본부, 크라이슬러 빌딩 등을 인근에 두고 있어 뛰어난 입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맨해튼 중심가인 밴더빌트가의 1번 지번을 부여받아 뉴욕의 상징적 건물이라는 이미지 효과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SL그린 측은 발표자료에서 국민연금과 뉴욕시 최고의 건물을 개발하는 특별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고 강조했다. 월가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번 투자가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걷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개월간 검찰수사로 국민연금이 추진 중이던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심의가 보류되거나 지연되면서 투자 파트너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 내에서도 이번 투자건은 안정성과 수익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적기에 투자집행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 밴더빌트를 포함해 국민연금의 뉴욕 맨해튼 부동산 투자는 다섯 건으로 늘어났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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