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은행간 금리 급등으로 조달비용도 상승하면서 고전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지만 위안화 하락에 베팅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와 비교한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근 20년 만의 최대폭인 6.6% 하락했다. 올해도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WSJ는 그러나 위안화 가치 하락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보통 금융관련 규제가 느슨한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통화선물이나 통화옵션을 통해 위안화 가치 하락에 투자한다. 홍콩 은행 간 시장에서 조달한 위안화 자금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는 통화선물이나 통화옵션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홍콩 은행 간 시장의 단기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동반 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에 있는 중국 국유은행을 통해 미국 달러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간 시장의 위안화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하루짜리 은행 간 대출금리(하이보)는 지난 5일 연 38.33%로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은행 간 시장의 단기 금리 급등 때문에 미국 헤지펀드 크레스캣캐피털은 위안화 관련 통화 선물·옵션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대신 중국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 비중을 늘렸다고 WSJ는 소개했다. BNP파리바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콜린 하르테 펀드매니저는 “최근 위안화 대신 대만달러 하락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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