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사원 이색 연수
삼성, 연극 통해서 경영관 소개
현대차, 역사·국가관 교육 나서
SK, 경영진과의 대화 등 구성
[ 공태윤 기자 ] 2일 오전 8시 서울 종합운동장 주차장. 깔끔한 정장 차림의 젊은 직장인들이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대기 중인 버스에 올랐다. 이날은 KT그룹 신입사원 연수가 시작되는 날. 지난해 KT그룹의 12개 계열사에서 채용한 310명의 신입사원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KT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3주간 신입사원 그룹 연수를 한다. KT그룹 공통연수는 KT의 역사, 핵심가치 토의, 봉사활동, 농구 응원, 최고경영자(CEO) 특강, 그룹사 탐방, 그룹 홍보CF 제작, 1등 선배 특강, 평창올림픽 5G 견학, 콜센터 체험, 미래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으로 이뤄진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도 이번 주부터 신입사원 연수를 시작한다. 각 그룹은 2~3주 그룹 공통연수와 이후 각사 개별연수를 시행한다. 신입사원들은 그룹의 역사와 자신이 입사한 회사의 핵심가치, 직무교육, 팀워크 등을 배우면서 ‘학생’ 꼬리표를 떼고 ‘직장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 있는 연수원에서 그룹 연수와 계열사별 연수를 실시한다. 삼성식 경영관, 직장생활, 자원봉사, 극기훈련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삼성의 핵심가치를 연극으로 표현하는 ‘드라마 삼성’, 신입사원들의 상식퀴즈 대결 ‘블루퀴즈’, 신제품 광고·마케팅 아이디어 대결 ‘크리피아드’ 등의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올해부터 시무식을 계열사별로 하는 현대차그룹은 9일부터 2주 그룹연수와 3주 각사 연수를 시행한다. 현대차는 그룹연수 후 4개 차수로 나눠 개별 직무연수를 한다. 기아자동차는 2월 초까지, 현대제철은 2월10일까지 개별연수를 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다음달 6일 개별연수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신입사원들에게도 역사교육을 별도로 할 정도로 역사의식을 중시한다. 연수 기간 신입사원들은 현대차그룹 멤버십 프로그램, 핵심가치 습득, 주요그룹사견학, 공동체의식 함양, 윤리경영 등의 교육을 받는다.
SK그룹도 그룹연수와 개별사 연수를 한다. 신입사원 교육은 그룹의 핵심가치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이해하는 데 집중돼 있다. SK수펙스 워크숍, 수펙스 챌린지 프로젝트, 경영진과의 대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LG그룹은 3일부터 2주간씩 3차수에 나눠 그룹연수를 실시한다. LG는 지난해부터 신입사원들이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개편했다. 이론강의를 최소화하고 단체 훈련 교육도 없앴다. 대신 고객가치를 혁신할 신제품 서비스 과정을 신설했다. 시장분석부터 상품기획, 경영전략, 생산계획까지 신입사원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는 프로그램이다.
효성그룹은 14일까지 경기 안성 표준협회 연수원에서 그룹연수와 이후 사업부별 기본교육을 한다. 은행권은 이미 지난달부터 각사 연수원에서 최장 9주까지 신입교육 중이다. 은행 연수 후에는 영업점에 바로 배치하는 특성상 금융 직무교육, 은행 기본이론과 함께 영업점 전산 실습과 창구 업무, 고객응대 서비스 등도 익힌다.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은 이달 24일까지 연수를 마친 뒤 25일 사령장과 함께 발령을 낸다.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의 신입 행원들은 2월 중순까지 연수를 받은 뒤 영업점으로 발령받는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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