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은 중국에 대형 가구매장…퍼시스는 유럽에 디자인 수출
한샘, 중국에 7월 첫 직영점
퍼시스, 북미 등 진출 확대
현대리바트, 베트남 공략
[ 안재광 기자 ]
‘가구는 내수산업’이란 인식이 새해에는 다소 바뀔 전망이다.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어서다. 화장품 수출로 ‘K뷰티’ 신화를 쓴 한국 기업들이 ‘K인테리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샘, 700조원 中 시장 공략
국내 가구업계 ‘맏형’ 한샘이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를 실질적 해외 진출 ‘원년’으로 정했다. 오는 7월께 중국 상하이 창닝구에 첫 해외 직영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샘이 연 700조원 규모의 중국 가구 및 인테리어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베이징에 공장을 짓고 건설사 납품용 특판가구를 주로 제작했다.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한샘의 해외 매출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건설사에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만으로는 확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샘은 해외시장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B2C)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에서처럼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판매법인 설립에 들어갔다. 가구를 기본으로 인테리어 소품 구매와 리모델링까지 모두 가능하도록 콘셉트를 정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중국에서는 새시나 마루, 벽지 등 마감재를 시공하지 않고 뼈대만 공급하는 골조분양이 대부분이어서 새집에 입주할 때 가구 구입과 인테리어 공사를 통째로 하는 일이 많다”며 “가구만 판매해선 승산이 없고 인테리어 공사와 리모델링까지 모두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이를 위해 오는 3월 말까지 8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샘 상하이 직영매장은 연면적 1만㎡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 회사의 국내 최대 매장인 대구 범어점(9240㎡)을 넘어서는 규모다.
◆해외 매출 껑충 뛴 퍼시스
국내 사무용 가구 1위 기업 퍼시스도 해외 시장을 개척 중이다. 작년 5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SM밀라니와 1인용 소파 디자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가구 선진국인 이탈리아에 한국 가구업체가 디자인 수출을 성사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사는 2012년 미국 사무가구 전문기업 트렌드웨이와 디자인 및 기술이전 계약을 하기도 했다.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퍼시스는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 기업이 됐다. 13년간 최소 600만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확보했다.
중동 위주였던 퍼시스의 수출 지역은 최근 북미, 동남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 수출 비중은 2013년 8.9%에서 2015년 19%로 높아졌다. 이 기간 퍼시스의 수출은 기존 365억원에서 446억원으로 22% 늘었다.
퍼시스 계열 생활가구 브랜드 일룸도 해외에 매장을 내고 있다. 2015년 10월 대만에 첫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홍콩에 진출했다. 중국에도 1호 판매점을 낼 계획이다. 일본 싱가포르에도 출점할 계획이다.
◆해외 판로 넓히는 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는 모기업 현대백화점그룹 판매망을 적극 활용 중이다.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과 현대홈쇼핑이 합작한 VTV현대홈쇼핑을 통해 조만간 리바트 이즈마인 제품의 홈쇼핑 TV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매장을 직접 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TV홈쇼핑과 전자상거래 채널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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