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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가는 산업구조조정] "내년에도 수주 절벽"…조선업계, 도크 폐쇄·인력 감축 '비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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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수주제로' 가능성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삼성중공업, 생산능력 45% 감축
대우조선, 해상 도크 3개 매각

"중국 구조조정 반사이익은 없어
1등 할 수 있는 부분만 남겨야"



[ 안대규 기자 ]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수주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설비 감축에 들어갔다. 원가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생산능력만 유지한 채 도크(선박건조시설)를 폐쇄하고 공장을 매각하며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내년 수주가 완전히 끊기는 한계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도크 폐쇄·공장 매각 등 설비 감축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일감이 없어지는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안개가 자주 끼면서 배에 녹이 스는 현상이 빈번한 이 조선소 도크를 아예 폐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까지 생산능력을 45% 줄이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상시적으로 받기 때문에 생산능력을 줄이면 인력 감축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실제 생산능력이 어느 정도로 줄어들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희망퇴직으로 15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도 수주절벽이 이어질 경우 현재 남은 플로팅 도크(해상 선박건조시설) 3기를 모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내년 일감이 바닥나는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올 들어 STX조선해양(6월)과 한진해운(9월)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해외 선주들은 국내 조선소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들이 더 이상 한국 정부의 지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 조선사들은 수주 마케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소 조선사들은 사실상 ‘수주 제로’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설비를 축소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내년 2분기부터 통영조선소의 제1야드를 가동중단하고 제2야드 한 개만으로 선박을 건조할 예정이다. 지난주부터 희망퇴직 신청도 받기 시작했다. 올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SPP조선은 내년 2월 이후 일감이 없어 조선소 문을 닫고 매각을 준비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다대포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대선조선은 현재 영도, 다대포로 나뉘어진 공장을 다대포로 일원화할 예정이다.


◆내년 전망 비관적…생산능력 감축 우려

국내외 조사기관들은 모두 내년 조선업종이 설비 과잉과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물동량 감축으로 올해만큼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2017년 조선산업의 수출 증가율이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건조 물량 취소와 해양 프로젝트 인도 연기 및 취소 등으로 전년보다 13.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은 내년 한국의 선박 수주량이 254만1000CGT(표준환산톤수)로 2011~2015년 연평균 수주량(1056만3000CGT)의 24.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6~2020년 평균 수주량도 최근 5년 평균치의 33.6%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향후 조선업 가동률지수(2010년=100)가 설비 감축이 없을 경우 2020년 50까지 떨어지지만 매년 10%씩 감축하면 84.7로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중국발(發)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일단 버티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업체가 많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며 “해양플랜트, 컨테이너선, 탱커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전 분야에서 잘하려 하지 말고 1등 할 수 있는 부분만 남기고 생산설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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