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호웅 큐로드 대표 인터뷰
국내외 20여곳과 파트너십
150여개 게임 품질관리 운영
동남아 등 해외진출 추진
[ 유하늘 기자 ] 새로 개발한 게임은 처음엔 오류투성이기 마련이다. 출시 전에는 직접 게임을 해보면서 버그나 게임 밸런스 오류를 잡아내야 한다. 출시 이후에도 이용자 불만사항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 게임을 잘 만들어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쉽게 떠나버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게임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질관리 또한 중요하다.
‘큐로드’는 이 같은 게임 품질관리를 도맡아 하는 전문업체다. 서로 다른 기종의 스마트폰 100여대를 이용해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 및 운영체제(OS)에서 게임이 무리없이 돌아가는지 확인한다. 게임이 갑자기 멈추거나 특정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이를 잡아내기도 한다. 게임 이용자의 문의를 전화나 이메일로 상담하는 고객지원 서비스도 같이 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는 품질관리나 고객 응대를 담당하는 자체 부서를 두거나 자회사에 전담시킨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중소 게임사가 늘어나면서 운영 역량이나 인력 부족으로 외부 업체에 업무를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큐로드는 이 같은 수요를 파고들었다.
길호웅 큐로드 대표(사진)는 10년 이상 게임 품질관리 업무 경험을 쌓은 운영 전문가다. LG전자 고객서비스센터 등을 거쳐 2005년 CJ인터넷(현재 넷마블) 운영팀장으로 게임업계에 발을 들였다. 창업 직전에는 넷마블 산하 게임 품질관리 계열사인 IGS에서 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길 대표는 “모바일 게임 운영에 특성화한 것이 큐로드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넷마블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운영했다. 게임의 수명과 특성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길 대표는 “스마트폰 게임은 수명이 짧다 보니 유연한 구조를 갖춰야 하지만 게임사 내부에서 운영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며 “큐로드 구성원은 모바일 게임 운영 경험이 많아 온라인 게임을 주로 다뤄온 대형 배급사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운영이라는 틈새시장을 파고든 큐로드는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길 대표는 “지난해 40억원, 올해는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창업 2년 만에 모바일 게임 품질관리 업계 국내 1위 업체가 됐다. 설립 직후 국내외 유수 게임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매출이 쑥 늘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모바일 게임 업체 슈퍼셀과 계약을 맺었다. 네시삼십삼분, 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큐로드는 국내외 총 20여개 모바일 게임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150여개 게임을 운영 중이다.
투자자들도 큐로드의 서비스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중국 벤처투자사인 DSKY벤처스와 한국의 유니온투자파트너스에서 총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큐로드는 투자금을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한국 모바일 게임 품질관리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길 대표는 “동남아시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국내에서 10여년간 수많은 게임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현지에서 발휘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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