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광 기자)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막강한 가구 산업 내 지위를 바탕으로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게 비결로 꼽힌다. 세계 가구시장에 미치는 이케아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케아가 지난 8일 공개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매출은 43조7700억원(약 351억 유로), 순이익은 4조3700억원(42억 유로)이었다.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은 7.4%, 순이익은 19.5% 늘었다. 영업이익은 5조6100억원, 영업이익률은 12.8%였다. 2007회계연도 매출이 약 25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매출이 75.5% 늘었다. 이케아는 이익 증가분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지난 회계연도에 약 5500억원(4억4300만유로)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올해 이케아는 서랍장 리콜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북미에서 잇달아 서랍장이 넘어져 어린이 사망사고가 난 탓이었다. 국내서도 리콜 요구가 빗발쳤지만 이케아는 ‘벽에 고정해 쓰면 문제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빈축을 샀다. 하지만 이케아의 실적은 고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성장했다.
이케아의 성장 전략은 단순했다. ‘좋은 가구를 누구나 싸게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창고형 매장수를 매년 빠르게 늘렸다. ‘규모의 경제’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매장수가 증가한 만큼 구매력이 높아져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낮아진 단가 만큼 싸게 팔았다. 이케아는 지난 1년간 12개 신규 매장을 열었다. 현재 이케아의 대규모 매장은 28개국에 340개나 있다. 인도 세르비아 등엔 조만간 첫 매장을 낼 예정이다. 국내에선 2020년까지 광명점을 포함해 6개 매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매장수만 늘린 게 아니다. 인테리어 업계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했다. 창고형 매장과 구분되는 ‘쇼핑센터’를 작년 초부터 세우기 시작했다. 쇼핑센터 내 이케아 매장은 간이 형태로 작게 만들고, 나머지 공간은 다른 유통업체에 임대를 주는 식이었다. 이케아 매장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했다.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헤매는 게 싫은 사람들은 쇼핑센터로 왔다. 이케아의 모객효과 덕분에 임대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났다. 이케아는 빠르게 쇼핑센터를 늘렸다. 현재 15개국에 41개 쇼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케아 쇼핑센터 방문객수는 4억2500만명에 달했다.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이케아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구입하고 직접 가져가 조립한다’는 콘셉트를 오랜 기간 고수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자 온라인 판매를 올 들어 허용했다. 현재 이케아가 진출한 28개국 중 절반인 14개국에서 온라인 판매가 되고 있다. 온라인 판매액 규모는 지난 회계연도 1조7300억원(14억유로)에 달했다. “한국도 준비가 되는대로 온라인 판매를 할 것”이란 게 이케아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끝) /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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