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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럭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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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덕 <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affirmation01@miraeasset.com >


‘명품 조연’으로 이름을 날리던 배우 유해진이 처음 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 ‘럭키’가 관객 6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흥행 중이다. 관객 180만명만 넘겨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상황에서 일궈낸 성공이다.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킬러 형욱(유해진)은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치고 기억을 잃는다. 이때 되는 일이 없어 자살하려 마음먹은 뒤 목욕탕을 찾은 무명배우 재성(이준)이 쓰러진 형욱을 발견한다. 그는 자신과 형욱의 목욕탕 열쇠를 바꾼 뒤 달아났다. 기억을 잃은 형욱은 자신을 재성이라 생각하며 그의 삶을 살게 된다. 자신보다 열네 살 어린 청년의 삶을.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형욱은 자신이 누구였는지, 꿈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꿈이 최고의 배우가 되는 것임을 알게 된 순간,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사방팔방을 돌며 단역배우부터 시작한다. 과연 ‘꿈 많은 이 백수 청년’은 ‘럭키’하게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 더는 말하지 않겠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운에 대해 생각해 봤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삶의 칠할을 운이 좌우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아무리 운이 좋아도 본인의 노력과 의지가 없으면 70점 인생밖에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유해진이 연기한 청년은 운에선 바닥에 가깝다. 믿을 것이라곤 30점밖에 안 되는 본인의 기량뿐이다. 그렇지만 그에 개의치 않고 차근차근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청년이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공식은 무엇일까. 우선, 꿈을 찾는 데 주력했다. 기억을 잃은 까마득한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가장 먼저 고민했다. 그 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다. 어설픈 연기로 매번 핀잔을 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특기를 찾아 발전시켰다. 주먹질과 발차기, 칼질에 능한 본인의 주특기가 자연스럽게 연기에 녹아들도록 연습을 거듭했다.

우리 삶을 ‘럭키’하게 풀어가는 것도 위와 같은 공식일 것이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꿈을 찾기.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기. 주특기를 녹여 갈고닦기. 어쩌면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과정 자체가 진짜 ‘락희(樂喜)’한 인생일 테니까. 결과는 하늘의 뜻을 기다리면 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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