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고백,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진 이유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9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이 분노하니 '아이고 이것 잘못된 모양이다'며 눈물을 보이며 사죄했지만, 아직 잘못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각계 원로들과 함께하는 비상시국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또 "해야 할 일을 아직 하지 않고 있고, 국민 앞에 모든 잘못을 밝히고 그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찔끔찔끔 부족한 대응을 하다 보니 국민의 분노가 더 커지고 이런 상황이 생긴다" 면서 "그래서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제왕적 권력을 가진 왕 같은 존재의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지 못하고 따랐던 사람들이 현재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고 구속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 며 "이런 비극을 더 만들지 않으려면 제왕적 권력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 "안종범이란 사람은 동료 의원 사회에서 굉장히 인간성 좋고 바른 사람으로 다 인식하고 있다" 며 "그런데 왕이 한 번 일을 시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걱정스러우니까 일을 제대로 처리 안 하다가 야단째? 결국 일을 처리하다가 지금 구속된 상황이다. 이런 비리를 막으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던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 결별해 비박(비박근혜)계로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해 "나는 박 대통령에게 '당신과 나는 동지적 관계이지 상하관계가 아니지 않냐'는 소리를 하다가 결국 그 사람과 멀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친박계가 비주류의 지도부 사퇴와 대통령 2선 후퇴 요구 등을 계파 이익을 위한 권력 투쟁으로 비판한 데 대해서도 "이런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며 "현 사태를 헌법 위반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의리 문제로 인식하고, 헌법보다 의리라는 생각, 이런 것들이 바로 제왕적 권력 구조의 군신 간 관계이기 때문에 나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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