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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원케이블 전략’] IPTV에 밀리던 케이블의 반격…지역 통합 '원케이블'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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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8개 권역 SO 공동투자, 통합 지역채널 브랜드 내년 공개
지역 뉴스도 공동 시간대 편성

다른 권역 케이블TV 가입 땐 기존 구매한 VOD 연결 가능
2018년 100% 디지털 전환 목표



[ 이정호 기자 ] 이동통신사들이 서비스하는 인터넷TV(IPTV)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케이블TV(SO)업계가 서비스 통합 카드를 꺼내들고 반격에 나섰다. 업계 공동 투자로 케이블TV의 서비스 질을 높여 IPTV에 빼앗긴 시장을 다시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IPTV에 역전당한 케이블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블업계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원케이블(one cable)’ 전략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지난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케이블업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날 비대위가 내놓은 원케이블 전략은 전국 78개 권역으로 쪼개져 있는 SO가 서비스·기술을 통합, 규모의 경제를 이뤄 전국 단위 사업자인 IPTV와 경쟁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5년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이 시작된 이후 외형 성장을 이어가던 케이블업계는 2009년 이통 3사의 IPTV 서비스 개시 이후 가입자와 매출 감소, 투자 정체, 수익성 악화 등 ‘3중고(三重苦)’에 허덕이고 있다. IPTV가 차별화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통신 결합상품을 무기로 유료방송시장을 공략하는 동안 케이블업계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가입자 수도 IPTV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에 추월당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380만명으로 IPTV(1099만명)와 위성방송(307만명)을 합한 것(1406만명)보다 적었다.

◆VOD 로밍 등 케이블TV 서비스 통합

원케이블 전략의 핵심은 전국 78개 권역으로 쪼개져 있는 SO들의 공동 투자를 통한 서비스 질 제고다. 케이블업계는 지역채널 통합 브랜드를 선보여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통합 지역채널 브랜드는 내년 1월 공개한다. 이달 말까지 SO를 대상으로 지역채널 브랜드를 공모할 예정이다. 서울경기케이블 등 케이블TV마다 제각각이던 지역 채널명이 하나로 통합된다. 지역채널명이 통일되면 지역채널을 시청자에게 좀 더 쉽게 알릴 수 있게 된다. 지역뉴스도 지역별로 공동 시간대에 편성할 방침이다.

권역 케이블마다 다른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도 단계적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 등으로 케이블 가입자가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 케이블별 UI·UX가 달라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 이후 단계적으로 통합 UI·UX를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권역에서 케이블TV에 새로 가입할 때 기존에 구매한 주문형비디오(VOD)를 연결해 볼 수 있도록 하는 VOD로밍 서비스도 도입한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평생 소장 VOD를 중심으로 이전 지역에서 구매하던 VOD 서비스를 승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앱(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한 지역 상권 기반 미디어 커머스 사업도 추진한다. 미디어 커머스는 실시간 TV 시청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살 수 있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시청자가 프로그램 시청 중 나오는 빨간 버튼을 누르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앱 다운로드 링크가 뜬다. 앱을 내려받으면 연예인이 입은 옷을 구매하는 등 미디어 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프로그램 정보가 셋톱박스를 통해 모바일 앱으로 연동된다.

◆2018년 초까지 디지털 전환 100% 완료

케이블업계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현재 53%에 머물고 있는 디지털방송 전환율을 100% 완료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의 시청권 문제가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제도적 근거 마련 등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SO가 이동통신사와 같은 조건으로 모바일 2회선 이상을 결합해 판매할 수 있는 ‘이동전화 다회선 할인 상품’을 신설해줄 것도 요구했다. 케이블업계는 또 지상파 방송사의 채널만 별도 상품으로 구성해 제공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TV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에 지상파 채널과 일반 채널을 모두 한데 묶어 서비스한다. 만약 지상파 방송을 별도 패키지로 서비스하면 ‘지상파 MBC팩’ ‘지상파 KBS2팩’ ‘지상파 SBS팩’ 등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지상파를 보고 싶지 않은 시청자는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된다.

매년 반복되는 지상파와 케이블업체 간 재송신료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될 수 있다는 게 케이블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려면 케이블TV 사업자의 표준약관을 변경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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