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비용 개선 노력으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달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지주의 "보릿고개가 끝났다"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4일 "하나금융지주가 일회성 이익과 비용을 통제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3분기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33.4%나 웃돌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 지배주주순이이익 450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증가한 수준이며, 2012년 1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 서프라이즈의 주 원인으로 비용 감축을 꼽았다. 3분기 발생한 대손비용과 판관비가 추정치를 1820억원(세전)이나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구 연구원은 "해운·조선업에 1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전체 대손비용은 1442억원(금융자산손상차손 기준)에 불과했다"며 "자산건전성이 매우 잘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판관비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나 감축하며 비용관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자회사(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인한 위로금이 많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판관비의 감소폭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3분기의 누적 순이익은 1조2400억원으로 올해 초 전망한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1조800억원)를 웃돌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3만9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손비용의 감소도 영향을 미쳤지만 환평가이익이 컸던 점도 주효했다"고 내다봤다. 원화 강세에 따른 FX환산이익이 당초 예상의 2배 수준인 1254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판관비 절감이 나타났지만 내년에는 자산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며 "향후 유동화 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줄고 자산도 성장도 연간 4% 내외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5배에서 0.55배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4만3200원으로 올려잡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올해와 내년 이익전망치를 각각 6%, 10%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로 4만6000원을 제시했다. 기존 목표주가(4만원) 대비 15% 올려잡은 수준으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6% 수준으로 이어간다면 0.6~0.7배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무리없다"며 "앞으로는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금리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 변화, 보통주자본비율 토대 위의 점진적 배당성향 상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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