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겪는 자회사 한라가 투자자 모집에 걸림돌
이 기사는 10월12일(11: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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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가 7개월 만에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라홀딩스는 이달 중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최근 채권 발행 실무를 맡을 증권회사 다섯 곳을 선정했다. 채권 만기는 2년과 3년 두 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자산평가 등 채권 평가 회사들이 산정한 한라홀딩스 회사채 금리(지난 11일 기준)는 2년 만기는 연 2.88%, 3년 만기는 연 3.11%다. 한라홀딩스의 신용 등급은 10개 투자 등급 중 여섯 번째로 높은 ‘A0’다.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돈은 12월 만기인 410억원어치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홀딩스는 2014년 9월 옛 만도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 부문(현재 만도)이 분할되면서 순수 지주회사가 됐다. 만도와 한라,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등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가 주 수익원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448억원) 대비 21.4% 늘었다.
시장에서는 지분 16.78%를 갖고 있는 자회사 한라가 이번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라는 주택 경기 침체와 공공 공사 발주량 감소로 2012년부터 실적 부진를 겪고 있다. 올 들어 제주 세인트포CC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75%가 웃도는 등 재무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게 IB 업계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라홀딩스의 신용 등급을 ‘A+’에서 ‘A0’로 한 단계 내리면서 “과중한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한라에 대한 지원 의지가 높다는 점이 한라홀딩스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한라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한라홀딩스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한라홀딩스가 지난 3월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액을 다 채우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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