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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세계 각국의 제2,제3의 안수산 여사가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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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미국이 돼라, 그러나 한국인의 정신을 잊지 말라”

박근혜 대통령이 5일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장녀 안수산 여사에게 한 말을 인용하며 재외동포들에게 “제2,제3의 안수산 여사가 돼 조국에 헌신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10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및 2016 세계한인회장대회 개회식에서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작년에 작고하신 안수산 여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따님으로 아시아계 최초의 미국 해군 장교로 성공적인 미국인의 삶을 일구셨고, 한인사회 발전에도 평생을 헌신하셨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미국인이 돼라, 그러나 한국인의 정신을 잊지 말라’는 부친의 말씀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사신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흥사단을 만든 도산 선생은 독립운동 자금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1926년 중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태어난 안수산은 11살에 아버지와 생이별을 하고 만다. 안 여사는 아버지처럼 일본에 맞서 싸우기 위해 미 해군에 들어갔다. 장교 시험을 봤지만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떨어지자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 끝에 합격했다. 미 해군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장교가 탄생했다. 온갖 인종차별의 역경을 견딘 그는 암호해독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고, 전후에 미 국가안보국(NSA)의 비밀요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안 여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LA타임즈는 ‘이름 없는 영웅’으로 칭송했고, LA카운티는 지난 3월 그녀를 기리는 ‘안수산의 날’을 지정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안수산 여사에 이어 창립 70주년을 맞은 재일민단, 50년 전 독일로 건너간 파독간호사를 차례로 언급하면서 “동포 여러분께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강한 자립심과 성실함으로 수많은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오셨고,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동포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금은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종잣돈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끊임없이 위협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광적으로 집착할수록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만이 가중될 뿐이며 결국 북한은 자멸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통일의 문이 열리면 한반도에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720만 재외동포들과 세계 각국에도 새로운 행복과 번영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재외동포 여러분이 자유롭게 한반도 곳곳을 찾아다닐 수 있고 잃었던 가족의 소식도 접하고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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