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떼먹고 잠적 등 피해신고 접수 잇따라
[ 이태훈 기자 ]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가정이 늘면서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정에 태양광 모듈(패널)을 설치하면 많게는 90%까지 요금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일부 무등록 업체가 정식 등록 업체인 것처럼 속여 계약금만 받고 잠적하는 등 이른바 ‘태양광 발전기 설치 사기’가 늘고 있다.
30일 한국에너지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접수된 태양광 발전기 설치 관련 피해 사례는 △계약금만 받고 잠적 △설치비용 과다 청구 △계약 내용과 다른 중국산 저가부품 사용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유령 시공업체가 계약금 10만~20만원을 여러 가정에서 받아낸 뒤 잠적한 사례가 최근 접수됐다”고 말했다.
설치비용을 과다 청구하는 무등록 업체도 늘고 있다. 무등록 업체들은 등록 업체인 것처럼 속여 고객을 유인한 뒤 정상가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비싼 설치비를 요구한다. 태양광 발전기 설치비용은 단독주택 기준 800만원 정도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600만원 정도에 설치할 수 있다.
국산 부품을 사용한다 ?계약서를 쓰고 고객이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중국산 저가부품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한 등록 업체 관계자는 “무등록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600만원 정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저가부품을 사용한 만큼 이윤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정부 보조금은 고객이 직접 에너지공단 그린홈 홈페이지(greenhome.energy.or.kr)에서 본인 인증 후 신청하기 때문에 이를 대신 받아주겠다는 업체는 사기일 확률이 높다는 게 에너지공단의 설명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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