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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들이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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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익 정치부 기자)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했던 태영호 공사 일가족의 귀순으로 최근 북한 해외 주재 외교관들의 생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태 공사의 귀순 사실을 발표하면서 “태 공사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 장래 문제 등을 탈북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인권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기자 초청 북한실상설명회’를 열고 최근 입수한 북한 관련 정보들을 발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홍순경 전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현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그는 1999년 태국에서 망명을 선택한 뒤 2000년 10월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홍 위원은 “북한에선 외교관이든 근로자든 외국에 나가는 것을 최대 행운으로 여기지만 정작 외국에 나가면 항상 경제적 압박 속에 살아야 한다”며 “불법 거래를 해서라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외교관으로서의 긍지나 당당함은 사라진다”고 북한 외교의 현실을 밝혔습니다.

“당시 대사 월급이 380달러였습니다. 저는 1급 참사로서 342달러를 받았지요. 이 돈으로 먹고살고 자식 공부까지 시켜야죠. 병이 나면 그 돈으로 치료까지 해야 합니다. 그런데 북에 있는 상사들이 계속 뭘 사서 보내라고 지시합니다. 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변절자로 찍혀 돌아갈 때 제대로 된 배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외화벌이를 적게 하면 비판받고 심할 경우 북한으로 소환을 당합니다.”

홍 위원은 최근 태 공사 귀순으로 인해 북한 외교관들 사이에 이전과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에는 탈북 이후의 삶을 막막하게 여겼지만 점점 탈북이 늘어나면서 다른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국제 사회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면서 주재국들은 북한 외교관을 의심의 눈초리로 봅니다. 불법 거래를 하더라도 눈감아줬던 사람들이 그걸 밝혀내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탈출한다 하더라도 어디서 받아줄지, 돈 한 푼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탈북이 이어지면서 북한 외교관들의 눈도 이전보다 트였지요. 태 공사의 탈출은 북한 사회에 거대한 영향을 줬습니다.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상당한 교육을 받은 이들이었습니다.”

홍 위원은 이제 북한은 안팎에서 등을 돌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이들이 왜 등을 돌렸는지 원인을 찾는 것이 해결 방도지만 북한은 총칼로만 사람을 억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의 자유를 향한 욕망을 어찌 총칼로 막을 수 있겠냐”며 “아무리 사람을 죽여도 북한은 멸망의 길로 흘러간다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태 공사 귀순 이후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러시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끝)/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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