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주(株)들이 나란히 신저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내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탓이다. 전문가들은 "적자 사슬을 끊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오후 1시36분 현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전날보다 250원(0.61%) 내린 4만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4만5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한화갤러리아의 주가가 4만원 밑으로 내려갔던 것은 지난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
호텔신라 역시 별반 나을 것이 없다. 같은 시간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700원(1.18%) 오른 5만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5만72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 회사 주가는 2012년 이후 4년만에 5만원대로 떨어졌다.
하나투어도 전날 장중 6만7400원에 거래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 보면 급락세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10일 한화갤러리아와 호텔신라, 하나투어의 종가는 각각 13만6500원, 13만4500원, 17만9000원이었다. 3사 모두 1년만에 주가가 반토막났고 한화갤러리아는 70%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뛰어든 시내면세점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당초 특허권 경쟁이 과열될 때부터 제기되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분기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면세점에서만 95억원의 손실을 봤다. 하나투어도 28억원 손실을 봤다. 올해 면세점 부문의 적자만 250억원에 가까울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면세업계의 선두주자인 호텔신라도 2분기 영업이익이 18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 넘게 줄었다.
증권사들은 시내면세점의 적자 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26일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20% 이상 낮은 4만7000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나투어와 한화갤러리아 목표가도 하향되는 추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내려잡고 "올해 면세점 부문 적자폭이 248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SM면세점은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 규모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2~3분기가 저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한화갤러리아의 목표주가를 5만5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하향하고 "서울면세점은 올해 296억원, 내년 97억원의 손실을 낼 것"이라며 "프로모션 비용 부담에 적자 탈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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