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수석 아들 '꽃보직' 논란으로 본 의무경찰
고향서 근무…구타도 사라져
경찰고위직 아들 지원 몰려
[ 김동현 기자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 ‘꽃보직’ 특혜 논란을 계기로 매년 치솟는 의무경찰(의경) 경쟁률이 주목받고 있다. 의경 지원자는 5년 새 10배가량 급증했다. 의경 조직 특유의 가혹행위가 거의 사라진 데다 가족과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경찰 고위간부 자녀도 의경으로 몰리고 있다. ‘특혜 논란’을 의식해 선발 제도가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윗선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경 경쟁률은 평균 17.4 대 1까지 치솟았다. 11월 경쟁률은 26.4 대 1에 달했다. 2011년 1.7 대 1에 불과하던 경쟁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 해 의경 모집인원(1만5000명 안팎)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의경 고시’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과거 의경은 과격 시위와 조직적인 구타로 군대 못지않은 고단한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조현오 경찰청장 시절 의경 가혹행위가 발생하면 부대 해체 등 극약처방을 내리면서 구타가 사라진 데다 쇠파이프로 상징되던 과격 시위도 크게 줄어들었다.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경찰 총경 이상 고위간부도 자녀를 의경으로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해 총경 이상 고위간부의 아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의경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의경 선발과 배치 과정에서 ‘고위직 입김’이 작용한다는 우려가 항상 따라다니곤 했다.
경찰도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의경 선발 과정에서 면접 전형을 없앴다. 대신 적성검사와 체력테스트를 거쳐 무작위 추첨으로 대체했다. 면접 합격자 선정에서 청탁이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의경 배치와 관련해선 여전히 청탁이 많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꽃보직으로 불리는 몇몇 자리를 놓고 전화가 오는 경우가 여전히 있다”며 “경찰의 고위직 자제가 의경으로 들어오면 특별한 청탁이 없어도 승진 등을 생각해 ‘알아서’ 배치에 신경쓰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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