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들의 용기
[ 고재연 기자 ] “영웅 놀이나 모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옥 그 자체였다.”
1972년 우루과이 공군기 571편 추락사고의 생존자 난도 파라도가 한 말이다. 당시 비행기는 안데스산맥에서 난기류를 만나면서 추락했다.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안데스산맥에서 생존자들은 탈수 증세를 보이며 굶어 죽어갔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주검이 된 동료들의 인육을 먹기 시작했다. 파라도는 원정팀을 꾸려 구조를 요청했다. 한 농부를 만났고 파라도를 포함한 16명이 구조됐다. 조난 70일 만이었다.
세계 최고 ‘생존 전문가’로 꼽히는 베어 그릴스는 《살아남은 자들의 용기》에서 ‘127시간’ ‘론 서바이버’ ‘언브로큰’ 등 생존 이야기 25편을 소개한다. 일각에선 친구들의 살을 먹으며 생존한 파라도, 바위에 낀 자신의 팔을 스스로 절단해낸 아론 랠스톤을 향해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생존기는 삶에 대한 인간의 위대한 용기”라고 강조한다. (베어 그릴스 지음, 하윤나 옮김, 처음북스, 376쪽, 1만5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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