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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바뀌면 기업이 바뀐다] 스타트업처럼 호칭 'OO님'…역동적 조직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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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젊고 역동적인 스타트업을 벤치마킹해 대대적인 기업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직급과 호칭, 회의와 보고·제안 방식, 야근 관행 등까지 일하는 문화를 바꿔 임직원의 창의력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부터 부장~사원 등 5단계로 이뤄진 직급을 CL(경력개발단계) 1~4 등 4단계로 단순화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직무·역할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라며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져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급 체계가 줄면 능력 있는 젊은 직원들이 그룹장 팀장 등으로 쉽게 발탁될 수 있다.

호칭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처럼 수평적으로 ‘OOO님’으로 부른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쉽게 나오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저성장 시대, 인사적체로 느려진 조직에 활력을 주고 창의의 대명사 구글 애플을 따라잡겠다는 의도다.

임직원들의 업무몰입도를 높이고 글로벌 인재들이 일하러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안도 마련된다. 업무몰입도란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는 정도로 사업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다. 한국 기업의 업무몰입도는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를 높이기 위해 먼저 회의를 효율화한다. 꼭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모두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게 한다. 시간은 최대한 1시간 이내로 하며,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준수할 것을 ‘회의 권장사항’으로 정했다. 보고는 보고받을 사람을 직급별로 순차적으로 거치기보다, 이들에게 한 번에 보고하는 ‘동시 보고’를 활성화한다.

또 형식보다는 핵심 내용만 전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상사 눈치를 보며 오래 회사에 남아있거나 주말에 나오는 걸 막기 위해 잔업, 휴일 특근은 지난해 했던 것의 50% 이하로만 허용한다. 그 이상 야근하거나 휴일에 출근하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

또 임원들에겐 1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쉴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동안 임원은 토요일엔 오전에 출근해 회의하고, 일요일엔 오후에 회사에 나와 월요일 업무를 준비하는 사례가 많았다. 직원들은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세우고, 매년 15일 이상 연차를 무조건 쓰도록 했다. 또 올해 여름철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도 착용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가 잔업 등 일하는 방식이 자유로워야 고용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며 “그래야 삼성에서 일하겠다는 해외 인재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를 통해 기업문화를 바꾸려는 이런 노력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반영돼 있다. 40대 경영자로 해외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이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와 창의적 기업문화를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법인을 찾아 “현지 기업처럼 사장, 임원 집무실을 없앨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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