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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수출파워 세계를 연다] "K쇼핑 속도·생존력 뛰어나…아마존 혁신 노하우 배우면 더 강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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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유통업계 CEO가 보는 'K쇼핑'의 미래 <1부 끝>

화장품·의류 등 일부 제품만 잘 팔려…수출품목 다양화해야
상품 경쟁력 앞세워 유럽·중동시장 등 해외 개척 '드라이브'



[ 강진규 기자 ]
국내 유통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제품을 개발하는 속도와 적응력을 해외에 진출한 한국 유통사(K쇼핑)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한 K쇼핑을 명실상부한 제2의 수출상사로 육성하려면 화장품 외에 다른 소비재로 수출 품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영국 유통 기업 테스코의 혁신을 벤치마킹해 유럽과 중동을 비롯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허민회 CJ오쇼핑 대표(가나다 순)로부터 K쇼핑의 미래를 듣는 것으로 ‘소프트 수출파워 세계를 연다’ 시리즈 1부를 마감한다.

○빠른 개발 능력이 K쇼핑 장점

한국 시장은 글로벌 기업의 ‘테스트베드’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하고, 유행도 수시로 바뀌어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갑수 대표는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생존력’이 K쇼핑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신상품을 빠르게 개발하는 능력을 지니게 됐다”며 “살아남은 제품 중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별해 수출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 열풍도 한국 유통업체의 성장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허민회 대표는 “한국 연예인들의 외모와 패션에 관심을 갖는 해외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용품과 패션상품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인규 사장은 “한류 열풍을 타고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등 K뷰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신라면세점의 국산 화장품 전문 편집숍인 ‘스위트메이’ 출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이 일부 상품에 집중되는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원준 사장은 “화장품 같은 뷰티제품과 의류,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만 잘 팔리는 게 유통업체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사장도 “중국인 관광객이 밥솥과 비데 등의 가전제품은 여전히 일본에서 산다”며 “가전제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아마존 물류혁신 배워야”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CEO들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 대표는 유통업계의 물류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을 벤치마킹해야 할 업체로 지목했다. 그는 “아마존은 지속적인 기술 투자로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CJ오쇼핑이 활용할 수 있는 배송 기술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테스코의 단계적 해외 진출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테스코는 현지 유통업체에 자체상표(PB) 상품을 공급하고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며 “인도 타타그룹에 5년간 PB 상품을 공급한 뒤 2013년 직접 진출한 사례를 참고해 이마트의 해외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준 사장은 “유니클로는 각국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며 “해외에 점포를 열 때 참고할 만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中, 동남아 이어 유럽으로

CEO들은 해외 16개국 3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는 K쇼핑의 활동 반경을 더 넓히겠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올해 태국에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한 사장은 “올 하반기 태국에 이어 내년에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수출 확대를 위해 올해 초 조직을 개편했다. 이 대표는 “수입 업무를 맡은 해외소싱 담당 산하에 있던 수출팀을 올해 신사업본부 내 트레이딩팀으로 바꿔 수출과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트레이딩팀을 중심으로 올해 4000만달러 정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오쇼핑은 TV홈쇼핑을 넘어 온라罐瘠?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판매를 늘리고 있다. 허 대표는 “국내 14개 중소기업과 멕시코, 남미지역의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상품력을 앞세워 유럽과 남미, 중동 등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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